맨체스터 더비 그 치열함 이후 └ 경기 리뷰/프리뷰



월요일 부터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맨체스터 더비전이 어제 9시 45분쯤에 열렸다. 지난 1차전 경기는 허무하게 0대0으로 끝이 났던 터라 아쉬움이 많았던 만큼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기대하며 TV를 시청했다.


결과는 2:1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였다. 사실 후반 막판으로 달릴쯤에는 무승부를 예상했는데 , 루니의 한방이 경기를 갈랐다. 내용이 흥미진진 했던 만큼 , 어제의 경기를 한번 돌아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노트북을 켰다.

 

경기 전 분위기는 시티의 쪽이 더 좋았다. 물론 맨유도 크게 안좋다 거나 하진 않았지만 , 그래도 맨유는 박지성의 부상으로 완벽히 회복이 덜된 라이언긱스가 출전할 수 밖에 없었고 수비 쪽에서도 퍼디난드가 부상을 당해 신예 스몰링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 라운드 결과도 시티가 WBA를 3:0으로 대파한 반면 맨유는 리그 꼴찌 울버햄튼에게 2:1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우선 라인업 자체부터  분석해보자. 


우선 테베즈가 원톱으로 나올 거라는 것은 일정 부분 예측이 가능했다. 만시니 감독은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안정적인 체제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 지난 첼시나 리버풀 전에서는 테베즈 원톱으로 각각 1:0, 3:0으로 이기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콜라로프 윙은 데용 부상의 여파가 미쳤다고 본다. 최근 WBA전에서도 윙으로 나오긴 했었지만 , 데용이 부상이 아니었다면 밀너가 왼쪽에서 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앙 수비 쪽에서는 투레가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레스콧이 출전하는 모습이었다.



루니 원톱 역시 예측 가능한 부분이었다. 박지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지난 아스날전 처럼 퍼거슨도 이제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2명의 중앙미드필더보단 3명의 중앙미드피더를 활용하는 것을 선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파엘이 부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셔가 나왔는데, 오셔만큼 팀에 헌신하는 선수도 참 드물겠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제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자. 우선 시티의 인상 깊었던 점은 중앙 미드필더로 부터의 전방으로의 볼 배급이었다. 한때 아스톤빌라에서 활약한 베리 밀너 가 좌우로 벌려주며 콜라로프와 실바, 테베즈에게 볼 연결이 잘 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감독인 만시니는 전문 윙어를 사용하지 않는데 이점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테베즈는 전방에서 고립되어 힘든싸움을 펼쳤고 , 실바가 고군 분투 했지만 맨유의 중원 압박이 워낙 거세 결정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콜라로프의 경우는 윙어로써 보여준 것이 없다. 킥력만큼은 인정 받는 선수이지만 윙어의 필수 요소인 드리블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오셰이에게도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수비 쪽에서는 자발레타가 나니에게 혼비백산하는 모습이었다. 자발레타가 그나마 수비와 공격밸런스가 맞는 친구이긴 하지만 역시 장점은 공격쪽에서 부각되는 만큼 나니의 개인기를 막는데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띄었던건 콤파니와 리차즈였다. 콤파니는 중요한 상황에서 마다 볼을 컷하고 공격전개도 훌륭하게 펼치는 모습이었고, 리차즈도 활발한 오버래핑과 깔끔한 수비를 보여줬다. 물론 긱스의 순간적이고 노련한 드리블에 몇번 고전하고 크로스를 허용한 적도 있었다. 


실점 상황을 보면 루니의 패스와 나니의 깔끔한 퍼스트 터치에 이은 슛이었는데 , 레스콧과 자발레타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니의 퍼스트 터치가 워낙 깔끔하고 좋았기 때문에 크게 나무랄 순 없다고 본다.

 

두번째 골 상황은 특히 더 그러하다. 나는 골을 보고 약 5분간 멍...한 느낌이었는데 이것이야 말로 개인의 능력으로 팀을

구하는 모습이 아닐까..... 



맨유의 경우는 초반에는 시티의 중원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점유를 내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중반으로 달리면서 부터 특유의 경기운영능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되찾아 갔고, 전반 후반에 골까지 넣는 모습이었다. 루니는 (테베즈만큼은 아니지만) 전반전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는데, 아무래도 시티역시 압박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베르바토프가 없이는 감당해내기 좀 컸지 않나 싶다.

 

나니와 긱스라인은 굉장히 좋았다. 드리블과 크로스가 맨시티의 수비라인을 자주 무너뜨리고 찬스를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수비와 미드필더라인 역시 모두 준수했는데 , 실점상황은 운이 조금 없었다고 본다. 



교체 상황에 대해서도 말해보자.

 

우선 라이티를 넣은건 상당히 좋은 판단이었다고 본다. 특출난 결과를 이끌어 내진 못했지만 , 라이티가 들어온 후 오른쪽에서의 움직임이 괜찮았고 , 실바가 이동한 왼쪽편에서의 볼 전개도 살아났다. 말했다시피 전형적인 윙어가 없는 맨시티에 라이티 같은 윙어는 꼭 필요한 존재다. 위기 상황에나 필요할때 상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능력은 아담존슨이 올시즌 도맡아 왔는데, 아담 존슨은 3개월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버린 상태다. 밀너를 빼고 제코를 넣은 것도 좋은 판단이었다. 테베즈가 전방에서 고립되 힘든 싸움을 펼칠때 장신의 발재간 좋은 제코가들어오면서 테베즈에 대한 압박이 좀 더 줄어들었고

 

테베즈가 있었을때는 시도 못했던 공중볼 싸움이 원활하게 진행 됬다. 결과적으로 제코의 슛이 실바의 엉덩이에 맞으며 동점골을 만들 수 있었다. 


치열했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맨유의 극적인 승리도, 루니의 오버헤드킥도 제코의 출혈도 아닌 '더비의 변화' 이다.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경기 내용의 퀄리티 자체가 점점 대등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다. 시티가 자금으로 스쿼드의 질을 굉장히 향상 시켰기 때문에 결과 자체가 아니라 경기 내용이 굉장히 대등해 졌다.

 

지금 보다 스쿼드가 풍부하지는 못했던 2년전에는 결과적으로 더블을 이뤘지만 어제처럼 수준 높은 경기였다기 보다는 실수가 결과를 갈랐던 경기로 기억된다.

 

두번째 예측이 불가능했던 부분은 , 더비가 점점 깨끗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라운드 때도 그랬지만 어제는 특히 경기가 특별히 더럽다거나 하지 않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물론 경고가 몇장 오간건 사실이지만 그건 일반적인 다른 경기에서도 흔히 나올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더비의 치열함이 경기력의 수준 향상에는 상당한 기여를 함과 동시에, 너무 거칠다 싶은 플레이는 줄었다는 인상이다. 


어쨌든 이로써 맨유는 더욱 우승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되었고 , 시티의 경우는 턱밑까지 쫓아온 토튼햄 첼시와 힘겹게 4위경쟁을 해야할 처지이다. 제코가 팀에 완벽히 녹아들고 발로텔리까지 돌아오게 된다면 아마 힘들더라도 4등안에는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토튼햄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가 기다리고 있다. 1차전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머쥔 토튼햄이 웃을지, 위건을 가뿐히 잡으며 바르셀로나와의 결전을 앞둔 아스날이 이길지 상당히 흥미로운 대결이 될것으로 본다.





2011년 2/13일 작성

덧글

댓글 입력 영역